미 전역에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주도한 단체가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마이크 곤잘레스 선임연구원은 15일(현지 시간)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 창시자가 이끄는 단체가 중국 공산당 우호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BLM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의 구호로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BLM은 마르크스주의 조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곤잘레스 연구원은 2013년 BLM 운동을 시작한 인물 중 한 명인 알리시아 가자가 이끄는 단체 ‘블랙퓨처스랩’ 홈페이지에 “블랙퓨처스랩은 ‘중국계진보협회(CPA)’가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프로젝트”라는 안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기부’ 배너를 누르면 CPA 홈페이지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1972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CPA는 ‘샌프란시스코의 저소득, 노동자계급의 중국계 이민자들을 교육 및 조직해 더 나은 생활을 도모한다‘고 설립 목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곤잘레스 연구원은 CPA가 “오랫동안 중국 공산당을 지지해온 단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CPA 보스턴 지부가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과 함께 중국인들에게 여권 갱신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중국 관영언론으로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가해 찬사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곤잘레스 연구원은 그러면서 “중국은 올해 미 전역에서 혼란을 부추기기 위해 방대한 규모의 선전단체를 동원했다”면서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약화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곧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급격히 확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43)가 트위터에 그의 글을 공유했으며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도 특집 기사로 다뤘다.
파장이 커지자 뉴욕타임스(NYT)는 19일 “곤잘레스 연구원이 이름이 같은 별개의 두 단체를 혼용했으며 가자가 지원을 받은 단체는 중국 정부와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샌프란시스코 CPA와 1977년 설립된 보스턴 CPA는 별개의비영리 단체로 ‘중국계 이민자를 지원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사명을 공유하는 것 외에는 어떤 연관성도 없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CPA는 블랙퓨처스랩에 ‘행정지원’을 했을 뿐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NYT에 전했다. 그러면서 곤잘레스 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반중 정서를 격화시켜 BLM 운동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곤잘레스는 연구원은 “두 단체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은 매우 명확하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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