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숙인 밋 롬니 상원의원이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상원의 인준 표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화당 내의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던 롬니 의원이 뜻밖의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 대법관 인선 강행 방침에 힘이 실렸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롬니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대법관) 지명자가 상원 표결에 올라오면 그들의 자질에 근거해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가 있는 해의 역사적 선례는 상원이 상대 당 후보자가 아닌 자기 당의 (대법관) 후보자를 인준하는 것”이라며 “헌법과 선례를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롬니 의원은 올해 초 상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2012년 대선의 공화당 후보였던 거물임에도 지난달 전당대회에 불참하는 등 줄곧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그랬던 그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린 것.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확고한 보수적 신념을 가진 롬니 의원으로서는 대법원을 보다 보수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상원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인준을 저지하려면 이탈표가 최소 4표 나와야 하지만 현재까지 공화당에서 인준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상원의원은 리사 머코우스키, 수전 콜린스 의원 등 2명뿐이다. 매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 등 지도부는 모두 신속한 인준 절차 진행을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대법관 후보자를 공식 지명할 계획이다. 유력 후보로는 보수 성향의 여성 법조인인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와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법 판사가 경합 중이다. 현재는 배럿 판사가 더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하루 전날인 25일 라고아 판사를 면담할 예정이어서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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