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공무원 사살에 외신들 “남북관계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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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25일 0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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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4일 오후 해양경찰의 조사를 위해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웠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9.24/뉴스1 © News1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4일 오후 해양경찰의 조사를 위해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웠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9.24/뉴스1 © News1
북한이 서해에서 실종된 남한 공무원을 사살하고 불태웠다는 우리 국방부 발표에 외신들은 일제히 남북관계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교도통신 등 해외 뉴스통신사들은 24일 국방부 발표 내용을 속보로 전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 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발생해 남북관계를 한층 경색시킬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 “끔찍한 죽음이 문대통령 평화 염원 꺾어” :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섬뜩한 죽음”(grisly death)이 북한과의 평화를 바라던 문 대통령의 희망에 큰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FT는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종전 선언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이번 총격으로 김정은 정권과의 항구적 평화를 확보하려는 문 대통령의 포부(ambition)도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소리(VOA)는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촉구한 점을 언급하며 “이번 총격 사건은 문 대통령에게 곤란한 시기에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VOA 인터뷰에서 “이제 남북 간 소통채널도 없고 대화도 없다. (남북) 관계는 거의 최악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 일본 닛케이 “문대통령, 이번 사건 알고도 종전선언” :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전말을 알고도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22일에 이미 공무원의 실종을 파악하고 경과를 포착하고 있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다만 청와대는 이 화상 연설이 유엔에 보내진 건 지난 18일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매체는 한국 야당이 정부의 위기의식 결여와 친북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며 남북 간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사망자의 탈북 시도는 증거 부족” : 일각에서는 남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군 당국의 추정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과의 인터뷰에서 “고용 안정성이 있는 공무원이 월북을 한다는 건 이상하게 들린다. 북한이 왜 자진 월북한 사람을 쏘겠나. 시신을 태운 건 증거를 감추려는 시도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사건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한껏 경계를 높인 가운데 일어난 점에도 주목했다.

AP통신은 한국 정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 이번 사건이 불법 국경 통과자 사살 등 북한의 엄중한 방역 규칙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방독면과 보호장비를 착용한 북한 군인들이 공무원의 시신을 태웠다는 관측통의 발언을 인용,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북한의 살인 행위를 부채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 아무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자국 영토에서 한국인을 살해한 것은 2008년 금강산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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