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을 향해 날을 세웠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바이든이 미국 대선 TV 토론에서 ‘아마존 산림을 보호하는 대가로 브라질에 200억 달러(약 23조원)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심각한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고 썼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과거 브라질을 집권했던 좌파 성향의 대통령과 달리 나는 (미국의) 뇌물, 미묘한 범죄의 경계, 또는 우리 영토와 경제에 대한 비겁한 위협은 수용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브라질 정부 역시 아마존의 산림 벌채에 조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 정상들의 아마존 환경에 대한 발언은 그저 돈벌이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아마존 산림과 관련한 언급은 브라질 주권을 훼손하려는 시도나 마찬가지라며 “한 국가의 대선에 후보로 나선 사람이 이러한 탐욕을 노골적으로 보여줬다는 건 양국의 진실하고 의미 있는 공존을 경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브라질의 주권은 협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부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날 게시글은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와 영어로 각각 작성됐다.
그는 “정말 유감이다, 존(John) 바이든. 정말 유감이야!”라며 글을 맺었다. 바이든의 이름인 ’조(Joe)‘를 착각해 오기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지난달 29일 진행된 TV토론에서 “브라질의 열대우림이 무너지고 있다”며 환경 문제를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세계 각국을 모아 200억 달러를 확실하게 마련하겠다. 그런 다음 (브라질에) ’여기 200억 달러가 있다. 숲 좀 그만 훼손하라.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상당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하겠다”고 발언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브라질은 아마존을 농지로 개간하는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아마존의 산림벌채 면적은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정부의 예비 평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아마존의 농지 비율은 전년 대비 34.5% 늘어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여전히 아마존은 거대한 숲을 유지하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 보존의 좋은 표본”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아마존의 경작에 반대하는 세계 정상들을 향해 “더 큰 숲을 보존하고 싶다면 돈을 지불하라”며 반박해왔다.
바이든의 경제 지원안에 대해 브라질의 환경장관은 “질문이 있다. 바이든의 200억 달러 지원은 연간 계획인가? (일회성 계획인가?)”라고 트위터에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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