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시아, ‘나발니 독살 시도설’ 진상규명 않으면 제재”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8일 07시 16분


"EU와 화학무기개발 연루자 제재 논의"
러시아 "근거 없는 비방"

독일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설의 진상을 규명하지 않으면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AP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 러시아 측 책임자들에 대해 표적이 잡힌 지장을 일으킬 만한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 화학무기 개발과 연계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제재 가능성을 유럽연합(EU)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전날 나발니가 노비촉 계통 신경작용제에 중독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 등 OPCW 회원 44개국은 이 기구의 이사회에 나발니 사건에 대한 러시아의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전달했다.

OPCW 주재 러시아 대사는 그러나 “러시아는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다”며 “러시아가 나발니를 독살하려 했다는 비방은 근거가 없다. 우리는 해명할 필요가 없으며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OPCW에 이번 사안을 놓고 러시아 당국과 협력하기 위해 러시아에 전문가 파견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의 핵심 인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했다.

그는 지난 8월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중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이며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나발니는 9월 초 의식을 되찾아 퇴원했지만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나발니의 몸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스웨덴의 연구소가 실시한 독립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국들은 나발니에 대한 독살 공격이 있었다고 보고 러시아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나발니에 대한 신경작용제 공격설은 근거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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