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최종 후보 유명희…인지도 열세에서 살아남은 불사조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8일 11시 39분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왼쪽)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News1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왼쪽)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 News1
세계무역기구(WTO)가 사무총장 최종 후보로 2명의 여성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들 최종 후보 중 한 명으로 결정된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한국 첫 WTO수장 탄생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WTO는 한국시간으로 8일 오후 6시 비공식 회의에서 유 본부장의 결선 진출과 함께 향후 일정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함께 후보로 오른 인물은 역시 여성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후보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함께 경합을 벌인 여성들인 Δ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 Δ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총회 의장, 그리고 남성들인 Δ영국의 리엄 폭스 전 국제통상장관 Δ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마드 알 투와이즈리 전 경제기획부 장관 등 나머지 4명 모두가 국제적으로 이름이 쟁쟁한 데다가 최소한 자국내에서는 장관급인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적 도박사이트인 래드브록스에서 유명희 본부장의 당선 확률은 마지막까지도 높지 않았다.

지난 7월8일 사무총장 후보 등록이 8명으로 마감된 시점에서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는 6대4의 배당률로 래드브록스서 1위를, 그 뒤로 응고지 오콘조-이웰라가 3대1 배당률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유 본부장은 6대1로 중간 정도를 달렸다.

8월4일 래드브록스 순위에서도 1위인 아미나 모하메드의 3대2, 2위인 응고지 오콘조-이웰라의 3대1에 비해 유 본부장은 여전히 8대1의 낮은 확률을 보이고 있었다.

2017년 WTO의 젠더 통계 자료에 따르면 WTO의 최고 정책결정회의인 각료회의(ministrial council)의 의장을 지낸 여성은 두 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현재 케냐의 스포츠부 장관이자 이번 WTO 사무총장 후보였던 아미나는 WTO 각료회의와 총회(general council) 의장을 둘다 역임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런 이유로 그간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는 가장 압도적으로 높은 확률을 기록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역시 세계은행(WB)의 넘버2였으며, 둘다 제네바에서는 매우 유명인이었다.

하지만 이런 열세에도 유 본부장은 한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까지 모두 나서 각국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며 유 본부장의 지지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전에 임했다.

우리나라의 WTO 사무총장직 도전은 1995년에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에 박태호 전 본부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당시는 지역별 후보들이 돌아가며 맡는 분위기여서 정부의 지원은 소극적이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