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BTS ‘한국전쟁 발언’ 생트집…외신들 “편협한 민족주의”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0시 13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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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에서 6·25전쟁을 언급한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도 넘은 공격을 하고 있다. BTS의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욕설 테러’를 하거나 “BTS 좋아하면 매국노”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를 두고 외신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BTS는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밴플리트상’은 6·25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밴플리트 전 미8군사령관을 기리는 상이다.

하지만 12일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BTS가 말한 ‘양국’이란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며, 중국 군인들의 희생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중국 웨이보에는 ‘내 나라 앞에 오는 아이돌은 없다’와 함께 BTS의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중국의 한 팬은 “우리가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정치적 견해를 갖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돈과 지원을 얻었으니, 그 점에 유의해 모든 나라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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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팬은 “할아버지는 미국인과 전쟁을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신다”고 말하며 “BTS의 발언이 정치적 이슈를 피했어야 한다고 믿는다. (6·25전쟁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전쟁에서 약 20만명 이상의 한국 군인과 약 3만7000명 이상의 미군이 사망했다. 이 외에도 18만 명의 중국 군인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BTS을 향한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이 계속되자,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방탄소년단 흔적 없애기에 나섰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린 중국 누리꾼들은 BTS 공식 웨이보 계정에 무차별 테러를 가하고 “중국에서 나가라”며 욕설을 쏟아냈다.

그러나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의 발언에는 중국을 향한 악의가 없었으며, 오히려 중국 팬들의 태도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그것(방탄소년단의 발언)은 어떤 공공연한 도발이었다기보단, 악의 없는 말 같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BTS에 대한 반발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BTS 멤버들이 조국의 오랜 적국의 동맹국이 입은 손실마저도 인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또 NYT는 “삼성과 휠라가 K팝 밴드(BTS)와 협력한 흔적을 없애며 거리를 뒀다”며 “이것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이 중국 사람의 애국심을 쫓는 최근 사례이고 불매운동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 브랜드가 중국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희생된 사례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FT는 “앞서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한 뒤 중국의 한한령으로 큰 피해를 봤다”며 “아직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가운데 BTS 사건까지 터져 한국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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