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상원의원 발언과 지명자 인사 이어져
오바마케어·임신 중단 등 언급돼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청문회가 1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CNN은 배럿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은 청문회를 열며 “길고 논쟁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존중하며, 도전적으로 하자. 기억해야 한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상원의원들의 발언에 이어 배럿 지명자가 인사말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공화당은 배럿 지명자의 법률가로서의 자질과 7명의 남매를 기른 어머니로서의 역량에 집중했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서로 다른 사법적 철학을 지닌 이들도 배럿 지명자와 관련해서는 일제히 영민하고, 존경스럽고, 친절하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균형있게 구축한 배럿 지명자에 경탄한 젊은 여성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주요 정책과 함께 배럿 지명자를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의료보험(ACA), 임신중단, 총기규제 등에 대한 배럿 지명자의 사상이 미국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발언을 이어가면서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이번 청문회는 “향후 수십 년간 미국 국민에게 엄청난 위험이 될 수도 있다”며 전국민의료보험 문제를 언급했다.
패트릭 레이히(민주·버몬트) 상원의원 역시 “국민은 겁에 질려있다”며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지킨 의료 보험 시스템과 의회가 철폐를 막아온 의료 보험 장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고 지적했다.
임신 중단과 관련해서도 언급이 이어졌다. 레이히 의원은 “국민은 또 여성이 자신의 몸을 통제할 권리가 없었던 그 시절과, 직장에서 여성을 향한 차별이 당연하던 그 시절로 시계가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했다.
대법관 지명 시기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2016년 대선을 10개월여 앞두고 보수 성향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거서했을 때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진보 성향 메릭 갈런드 워싱턴 항소법원장을 지명하자 “새 대통령이 지명하도록 해야 한다”며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게 했던 것을 언급했다.
그는 “대법관 지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며 “선거가 끝난 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지명을 진전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배럿 지명자는 가족들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채 청문회장에 등장했다.
미 언론에 공개된 배럿 지명자의 인사말에 따르면 그는 “정부의 정책적 결정은 국민이 선출한 정치적 기관이 하는 것이다”며 법원은 여기에 관여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밝힐 예정이다.
친(親)트럼프 인사로 낙인 찍힌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희석시키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었던 긴즈버그 대법관이 “나아간 길과 이끈 삶”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자신 역시 이념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부각시켰다. CNN은 청문회 첫날 지명자의 인사말은 이어질 청문회의 기조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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