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국감 발언에…美 국무부 “한미동맹 극도로 자랑스러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1시 24분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 국정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해외 공관과 화상연결 국감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사진=뉴스1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 국정감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해외 공관과 화상연결 국감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사진=뉴스1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해야만 하는 게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한미 동맹을 “극도로(extremely)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한 언론의 질의에 “우리는 70년 역사의 동맹 및 미국과 한국, 역내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동맹이 이룩한 모든 것을 극도로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답변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동맹으로 지역 내 새 도전들을 맞설 것”이라며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에 기초해 동맹이자 친구로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 질서를 훼손하려는 자들을 비롯해 이 지역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도전들에 맞서는 한미동맹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내에서는 이 대사의 국감 발언에 대해 도대체 진의가 뭔지 모르겠다는 의아한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등의 이 대사 발언이 수차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오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감지됐다. 국무부는 6월 이 대사의 ‘미중 간 선택’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은 이미 수십 년 전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때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즉시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한미 동맹에 대해 “극도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표현으로 이 대사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받아친 셈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주미대사관은 국감이 끝난 뒤 해명자료를 내고 이 대사의 발언을 옹호하고 나섰다. 대사관 측은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이자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며 이 대사의 발언은 한미동맹이 한미 양국 국익에 부합하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강력하게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 이 대사가 국감 도중 특정 의원들의 질의 시간에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집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국정감사실의 대형 모니터가 고장이나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중에 긴급히 책상위에 핸드폰을 설치하고 이를 보며 답변을 진행했기 때문에 시선이 카메라에 고정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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