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루카셴코 퇴진 시위… 정부 관계자 “시위대 폭력 심각”
총기 사용으로 유혈사태 우려… EU, 루카셴코 제재안 긴급합의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으로 혼란에 빠진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라루스 정부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6)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총기 등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 부여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내무부 겐나디 카자케비치 제1차관은 12일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점점 폭력화되고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경찰에 시위 현장에서 치명적인 무기(lethal weapon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명적인 무기로 ‘군무기(military weapons)’와 ‘특수장비(special equipmen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시위대에 총기 사용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앞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9월 말 대통령 관저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자동소총을 들고 나와 강력하게 진압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지금까지는 시위 진압에 물대포를 중심으로 최루탄, 고무탄, 섬광수류탄 등을 사용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사람이 다쳤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유럽연합(EU)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27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한 벨라루스 정부 관계자 40명에 대한 EU 내 자산 동결과 입국 제한 등의 제재에 합의했다. EU는 “평화적인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있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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