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다시 규제 강화…학교 봉쇄한 체코·식당 문 닫은 이탈리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4일 12시 39분


유럽,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
프랑스 '통행금지' 강행할 듯

유럽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유럽이 매주 최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주 기준 유럽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약 70만명으로 전주 대비 34%가 늘어났다. 신규 확진자의 50% 이상이 영국,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에서 나왔다. 유엔 보건 기구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사망자 역시 16%가 증가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젊은 층 사이에서 가벼운 증세로 확산되던 유럽 내 코로나19는 최근 다시 장년층 사이에서 번지며 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고 나섰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내·외에서 개최되는 모든 사적 파티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손님이 방문한다면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음식점과 주점은 자정까지만 문을 열 수 있다. 밤 9시 이후에는 야외 좌석에 착석하는 것은 물론 선 채로 먹는 행위도 금지된다.

개학한 지 1달 여가 지난 학교에서도 엄격한 방역이 실시된다. 야외 견학은 할 수 없다. 축구, 농구 등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운동도 해서는 안 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오후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를 열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릴, 그르노블, 생테티엔, 툴루즈, 몽펠리에 등 ‘최고경계 지역’의 통행금지 시간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카페, 식당, 술집 등 일부 업종의 운영 중단, 길거리 집회 금지 등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더 강력한 방역에 나선 국가들도 있다.

네덜란드는 모든 술집과 식당에 폐쇄 명령을 내린 상태다. 집에서 파티를 여는 것을 막기 위해 오후 8시 이후 일반 상점에서도 주류를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체코는 11월2일까지 학교를 전면 봉쇄했다. 라트비아는 약 일주일 동안 모든 초·중·고교의 수업을 원격 체제로 전환했다.

영국은 각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3단계 방역 체계를 만들었다. 심각한 지역의 경우 주민의 역외 이동까지도 막았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63만4920명으로 스페인(92만5341명), 프랑스(75만6472명)보다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날 일일 확진자 수는 1만7234명으로 이웃국가의 두 배를 웃도는 실정이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추이는 지난 3~4월 국경을 닫고 전면적인 봉쇄에 돌입했을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당시 겪은 경제적 위기와 대규모 실직 상태를 다시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정책적 판단이 각국에 작용, 유럽의 각국은 ‘부분 봉쇄’로 마음을 굳힌 모습이다.

타리크 자사레빅 WHO 대변인 역시 “전면적인 봉쇄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각국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한 공포는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연설에서 “(유럽의 확진자 수) 수치를 매우 염려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간 이뤄진 봉쇄로 달성한 (방역을) 지금 망쳐서는 안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 중 누구도 이같은 봉쇄를 쉽게 결정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더 이상의 봉쇄를 도입하지 않도록, 또 의료 체계가 압도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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