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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홍콩시위 중 사라진 ‘웡 할머니’ 14개월 만에 나타나 충격 폭로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0-10-19 10:28
2020년 10월 19일 10시 28분
입력
2020-10-19 10:01
2020년 10월 19일 10시 01분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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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석한 웡. (BBC갈무리)ⓒ 뉴스1
지난해 8월 홍콩 반정부 시위에 참석했다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알렉산드라 웡(64)이 14개월 만에 나타나 중국 공안에 체포돼 억류된 채 정신적 학대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로이터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웡은 17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 여간 사실상 구금 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체포 전까지 빠짐없이 홍콩 시위 현장에서 목격되던 웡은 자신의 몸보다 큰 영국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종종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유명해졌다. 그는 ‘웡 할머니’(Grandma Wong)로 통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11일 홍콩 타이쿠역 인근에서 열린 시위에서 진압 경찰과 충돌해 다친 뒤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후 인권단체와 민주화 운동가들은 웡의 소재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14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웡은 당시 병원에서 부상 치료를 받고 집이 있는 중국 선전으로 돌아가던 중 접경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 후 45일 동안 5평 남짓한 방에서 26명과 함께 생활하며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공안이 무슨 혐의로 체포한건지 말해주지 않아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몰랐다고 했다.
애국심을 고취를 위한 정신 교육도 받았는데, 오성홍기(중국 국기) 옆에 몇 시간씩 서 있도록 하고 카메라 앞에서 ‘고문당한 적이 없으며, 다시는 시위에 참여하거나 언론과 인터뷰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강제구금에서 풀린 뒤 중국 산시성 북서부 지방으로 보내져 5일간 정신 개조를 위한 ‘애국 캠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후 1년간 자택이 있는 중국 선전에만 머무른다는 조건을 달고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공안이 불시에 자택을 검문하고 주변을 감시하는 등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웡은 “지난 8월 말 중국에서 배를 타고 대만으로 도피하던 중 체포된 민주화 운동가 12명은 자신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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