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대법관 증원 차단 개헌안 제안…“미 대법관은 9명” 명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0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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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등 공화 상원의원 6명 발의…관철 여부는 미지수
"민주당이 선거 이기면 대대로 권력 장악하려 할 것"

미국 공화당이 19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연방대법관 증원을 차단하기 위한 개헌안을 내놨다고 더힐 등 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미 공화당 상원의원 6명은 이날 “미 연방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다”는 내용의 개헌안을 제안했다. 공화당 톰 틸리스·마사 맥샐리·로저 위커·켈리 로플러·신디 하이드 상원의원이 참여했다.

크루즈 의원은 성명에서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급진적인 정치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폐지하고 대법관 수를 늘릴 것”이라며 “대대로 권력을 장악해 우리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균형을 지키기 위해 대법관과 헌법적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선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민주당이 가능성을 열어놓은 연방대법관 수 증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현재 9명인 대법관 수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명시함으로써 대법관 수 확대를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5일 대선후보 2차 토론을 대체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대법원 확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바이든 후보는 당시 ‘상원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을 표결할 경우 대법관 수를 늘릴 용의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때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고려해 볼 용의가 있다”면서 대선 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다만 이것은 공화당이 실제 표결을 강행할 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제했다.

보수 성향 배럿 지명자가 임명되면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보수 절대 우위 구도가 된다. 잠재적인 대선 불복 소송을 비롯해 오바마 케어, 낙태법 등 굵직한 역사적인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는 것에 반발해 왔다. 지난달 18일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하면서 이 이슈는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미 정계를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안팎에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방안을 제기해 왔다. 오는 11월3일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현재 하원을 넘어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가 현실화하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공화당의 이번 개헌안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헌법을 개정하려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하고 주의 4분의 3 또는 50개 주 중 38개 주의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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