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지 후보 뽑아”…美中 싸움터 된 WTO 사무총장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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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9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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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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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이 미중간 패권전쟁의 현장이 되고 있다. 미국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중국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며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2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다수 회원국들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하며 유 본부장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하며 사무총장 선출이 난항에 빠졌다.

특히 다방면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 양국의 지지 후보가 갈려 또다른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WTO는 전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소집된 대사급 회의에서 최종 라운드 선호도 조사 결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

WTO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BBC 등 주요 외신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02표, 유명희 본부장이 60표를 득표했다고 전했다.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대표단은 모두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반대 의사를 표한 대표단은 미국”이라고 말했다. 록웰에 따르면 중국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프리카와 무역, 투자 등 다방면에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나이지리아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초강대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이 각자 다른 후보를 지지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제관계 전문가인 빅터 가오는 “미국은 WTO 등과 같은 국제기구가 자신들 것인냥 행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록웰 대변인도 앞으로의 합의 과정에서 “떠들썩한(frenzied)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TO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이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을 표명한 만큼 전체 회원국의 의견 일치가 필요한 합의 과정에 진통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WTO는 미국 대선 후인 11월9일 총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다만 마지막 관문인 만장일치 합의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 투표를 독려하는 미중간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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