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주요국 정상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지지하며 ‘이슬람 비판도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단순한 프랑스 비판을 넘어 수위 높은 발언을 통해 ‘서구 강대국과 맞서는 지도자’ 이미지를 다지고 국내 반대파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8일 개인 웹사이트에 프랑스 청소년에게 보내는 글을 게재한 후 “여러분의 대통령에게 표현의 자유가 성자(聖子)에 대한 모욕을 의미하는지 물어보라”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왜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는 사람은 처벌하면서 이슬람 선지자에 대한 모욕을 허용하느냐. 이는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의 이성에 대한 모욕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역시 “세계인은 서로를 존중할 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예언자를 모독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가세했다.
압델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같은 날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 해도 15억 명이 넘는 무슬림들의 감정이 다쳤다면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슬람 수호자를 자처하며 중동 맹주를 노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미 마크롱 대통령을 수 차례 비판했고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등도 가세한 바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각국 정상이 자국 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