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대 도시 오사카를 4개 특별구로 재편하겠다며 추진한 ‘오사카도(大阪都) 구상’이 1일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5년 전에 이은 두 번째 부결이다. 이를 주도한 마쓰이 이치로 시장(松井一郞·56)과 극우정당 일본유신회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마쓰이 시장과 막역한 사이이며 일본유신회의 지원을 통해 전쟁가능한 일본으로의 개헌 등을 추진하겠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NHK에 따르면 이날 약 221만 명이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오사카도 구상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0.6%(69만2996표)를 기록해 ‘찬성’(49.4%)을 1만7167표 차로 앞섰다. 2015년 주민투표 당시 격차(1만741표)보다 격차가 조금 커졌다.
도 구상안은 약 275만 인구의 오사카시를 60~75만 명의 특별구 4개로 쪼갠 후 각각에 시 수준의 권한을 위임하고 광역 행정은 도로 일원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유신회 측은 “오사카 역시 도쿄도에 맞먹는 위상을 지닌 국제도시로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반대파들은 “이중 행정이 심화하고 혈세가 낭비된다”며 반대했다.
이치로 시장은 부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역부족으로 두 번째 도전에서 실패했다. 정치인으로서 매듭짓지 않으면 안 된다”며 2023년 4월 임기 만료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5년 전 같은 안을 추진했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당시 오사카 시장 역시 주민투표 부결 후 정계를 떠났다. 회견에 동석한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 역시 “더이상 도 구상안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지방 분권에 찬성해온 스가 총리는 이치로 시장, 하시모토 전 시장과 모두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본유신회가 개헌 등 집권 자민당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찬성해왔다. 2일 아사히신문은 일본유신회가 정계에서 ‘스가 별동대’로 불리고 있으며 유신회가 세력을 잃으면 스가 총리의 기세도 꺾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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