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을 앞두고 미국 투표 현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인 총기 옹호단체에서 “총기를 소지하고 투표소에 가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투표용지 절도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총기 옹호단체 ‘오픈 캐리 펜실베이니아’ 회원들이 선거일인 3일 투표소에 권총을 가지고 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단체를 이끄는 저스틴 딜런은 “투표권과 함께 무기를 들고 다닐 권리도 행사할 것”이라며 “(무기 소지와 휴대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를 위해 투표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원 2000∼3000명이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며 투표를 방해하는 행위가 없는지 투표소를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투표소까지 무기를 가져가는 것이 허용된다.
또 다른 경합주 플로리다에서는 우편투표 용지 절도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20대 남성 2명이 우편투표 용지를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고 플로리다 지역신문 선센티널은 전했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우체국 우체통에서 우편물과 우편용지 등을 훔치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16일에도 마이애미데이드에서는 집배원 크리스털 니콜 마이리(31)가 우편용지, 선거공보물 등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고 자신의 차량에 뒀다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2000년 대선 때도 마이애미데이드에서는 극우성향 단체가 선거사무실에 난입해 재검표 작업을 법적 시한 내에 마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소동은 공화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이를 주도했던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저 스톤이어서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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