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금융당국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馬雲)이 결국 중국 당국에 소환됐다. 겉으로는 면담 형식이었지만, 사실상 ‘군기 잡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마윈 소환에 대해 중국 젊은층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와 징셴둥(井賢棟) 앤트그룹 회장, 후샤오밍(胡曉明) 앤트그룹 사장 등을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 기업으로 마윈이 최대주주다.
예약 면담은 중국어로 ‘웨탄’(豫談)이라고 부른다. 형식적으로는 면담이지만 실제로는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통로로 주로 사용된다. 이날 4개 기관은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만 밝히고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앤트그룹은 면담 직후 ”관리·감독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은 마윈이 최근 도발적인 어조로 금융 당국을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마윈은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이강(易綱) 런민은행장 등 중국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 자리에서 ”중국 금융당국이 담보가 있어야 대출해주는 ‘전당포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 과거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해 나갈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4개 기관이 마윈 등을 소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젊은층들이 들끓고 있다. 이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소환하나“, ”중국이 마윈을 품기엔 그릇이 너무 작다“라면서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글들은 대부분 삭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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