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가 사상 최초로 호위함 수출을 추진하고, 유명 대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이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서는 등 일본 방산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인도네시아와 2022년 취역 예정인 호위함 ‘30FFM’ 등의 수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30FFM은 무인기를 사용한 기뢰 제거 등 여러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호위함이다. 인도네시아 측은 “우선 4척을 수입하고, 기술제공을 받아 추가로 4척을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총액은 3000억 엔(약 3조2500억 원) 규모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며 방위장비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방위장비품 기술이전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 정부가 간접 지원에 나선 것이다.
방위성 역시 지난달 30일 미쓰비시중공업과 차세대 전투기 개발 주체 계약을 맺었다. 일본 정부는 F2 전투기의 후속기를 자체 기술 중심으로 개발해 2035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내 방위기업과 연내 선정될 해외 기업을 합쳐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는 미국에 의존했는데, 국산화를 통해 자체 기술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기업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일본 방산업계 전체는 아직 침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기술 개발 측면에서 미국에 구속돼 있고, 예산 측면에서는 일본 정부에 속박돼 있어 돈벌이가 안 되는 산업”이라고 표현했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12년 4000개가 넘는 일본 방위기업 중 약 40%는 적자 상태다. 지난해 고마쓰가 육상자위대용 일부 차량개발을 중지했고, 올해 6월에는 미쓰이E&S가 함정 사업을 미쓰비시중공업에 매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부터 방위장비를 직수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일본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에서 조달하는 방위장비 액수는 올해 예산에 6920억 엔이 반영됐는데, 최근 10년 간 3.4배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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