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산업계도 개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 개표 결과 당초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였던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는 등 6개 경합주(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펜실베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중 애리조나를 제외한 지역 모두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에 앞서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는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6개 경합주에 걸린 101명의 선거인단 중 가장 많은 29명이 분포해 있는 핵심지역이다.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총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 개표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은 미국 시간 기준 4일 오전 1시 현재 트럼프가 이미 강세를 보였던 지역에 우세를 보이는 현 개표상태대로 승리를 확정짓는다면 280석 이상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1억명 이상이 참여한 우편투표의 개표가 더뎌 트럼프의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 외신들과 선거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민주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우편투표를 더 많이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펜실베니아주의 경우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하기 때문에 법적 다툼의 여지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으로 당선인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산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속단할 수 없는 만큼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 속에서도 트럼프의 선전은 ‘경제’를 최우선시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는 것은 미국 유권자들이 투표할 때 경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선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코로나19 정국에서 트럼프의 경제 관련 성적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으로, 인종차별 문제는 후순위로 여긴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가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유권자의 30%가 대통령 후보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경제’라고 답했고, 코로나19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유권자는 20%였다. 그간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경제 회복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로 인한 무역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트럼프가 승리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자국우선주의를 더 원한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한국 기업들도 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철저히 자국이익 중심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든 글로벌 경제에서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속적인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정책으로 우리기업들의 글로벌 밸류체인 운영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한쪽이 승복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 기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대기업 임원은 “우편 투표 개표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어느 한쪽의 불복이 폭동 등 소요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상당 시일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트럼프와 바이든 중 어느 한 후보가 당선인으로 빨리 확정돼 혼란을 최소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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