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다음 날인 4일(현지 시간) 오전 2시경 워싱턴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결과가 경이롭다”며 “사실상 이겼다고 본다”고 했다.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승리’를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남부 플로리다에서 승리했고, 일부 경합주에서 앞서자 회견을 열어 “플로리다에서 뜻밖에 큰 승리를 했고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도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을 두고도 “우리가 이기고 있다. 아직 가져올 수 있는 표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는 기준 때문에 결과 발표가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기존 주장을 계속하며 “나에게 투표한 사람들의 권리를 (민주당이) 박탈하려 한다”며 “우리는 이를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고, 모든 투표가 중단되길 원한다. 이것은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라고 단언했다. 사전투표 결과 등이 나오지 않아 최종 승자를 확정하지 못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그가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향후 해당 지역의 우편투표 결과 등을 인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 소송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대통령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은 아예 선거불복 소송을 위한 지지층의 모금을 촉구했다. 그는 4일 트위터에 “표를 훔치려는 민주당에 맞서 법적 대응을 하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공화당에 돈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 50분경 트위터에 “우리가 크게 이겼다”며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투표소가 닫으면 더 이상 투표를 해선 안 된다. 그들이 (선거를 훔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밤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고 적었다.
해당 트윗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지 10분 만에 등장했다. 당시 현장 투표에서 다소 열세를 보인 바이든 후보가 지지층에게 사전투표 승리를 자신하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내심과 믿음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하자 ‘내가 이미 이겼다’고 받아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경 트위터에 또 “3일 밤 내가 안정적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민주당이 장악한 주요 주에서 표가 집계된 후 (나의 우세가) 마법처럼 사라졌다. 매우 이상하다”며 “여론조사는 틀렸다”고 또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인 3일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느낌이 매우 좋다. 4년 전에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306명을 확보했는데 올해는 그것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2일 마지막 유세를 펼친 중북부 미시간주에서 군중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연호하자 “나를 울리지 말라”며 살짝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진짜로 울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엄청난 사랑을 받아 조금 감상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저녁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봤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부인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 부부와 함께 차분하면서도 초조한 분위기 속에서 개표 방송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밤에는 백악관에서 이방카,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등을 포함해 약 250명의 지지자와 파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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