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도시에서 산발적 항의시위, 대규모 집회는 없어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5일 07시 53분


워싱턴의 반트럼프 시위, 시애틀· 포틀랜드에서도 행진
"수많은 상가 판자보호벽 설치광경에 슬퍼져"

2020년 미국 대선의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4일(현지시간) 미국의 워싱턴 D.C.에서 워싱턴 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에서 산발적인 항의 시위와 행진 등이 있었지만 선거과 관련된 폭력사태나 광범위한 소요, 대규모 집회등은 보이지 않았다고 AP통신 등 미국언론들이 보도했다.

대통령 선거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4일 현재 당선자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러다간 장기간 이어지는 불확실성 때문에 다시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각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표일 당일 밤과 4일에 걸쳐서 시애틀, 필라델피아, 워싱턴, 뉴욕 등 대도시에서 수 백명 씩의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지만, 대부분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워싱턴 시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1000여명의 시위대가 3일 밤 백악관에서 가까운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광장에 집결했고 수백 명이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다. 행렬은 이따금 차량 통행을 막기도 하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항의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은 “ 이것이 누구의 거리인가? 우리들의 거리다! ”라고 외치거나 “ 우리에게 정의를 주지 않는다면 그들도 평화를 얻을 수 없다” ( If we don‘t get no justice, they don’t get no peace!)라고 말했다.

10대들이 무리를 지어 거리에서 춤을 추는 동안 구경꾼들은 박수를 보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는 처음부터 계속 거짓말만 한다”고 쓴 커다란 펼침막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한 때 부근에 주차된 경찰 차량 한대의 타이어들을 구멍을 뚫어 차량을 주저 앉히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시내에서는 약 200명의 노조 대표들,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 종사자들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4일 오후 독립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갖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항의 시위는 트럼프 선거캠프가 펜실베이니아주의개표과정에 불투명한 점이 있다고 주장하며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 시작되었다.

필라델피아 시민 코리언 할러웨이(69)는 “우리는 바이든의 승리를 원하지만, 어떤 일이 있든 누가 되든 모든 투표지를 다 개표하고 합산할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시애틀 시내에서도 3일 밤 반트럼프 시위대 수백명씩이 모여서 행진을 했으며 그 가운데 여러 명이 경찰에 체포되었다.

포틀랜드 시위대는 “민주주의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면서, 이번 시위는 평화시위이며 대선결과와 관계 없이 자기들은 인종차별 철폐와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일부 시위대원이 공개적으로 총기를 휴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건주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는 만일을 위해 주 방위군을 대기시켰다. 포틀랜드는 지난 5월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가혹행위로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이후 거의 매일 밤 시위가 열렸던 도시이다.

포틀랜드의 테드 휠러 시장도 트위터를 통해 “어떤 폭력, 협박, 파괴 행위 등 범죄에 대해서도 용서 없이 대처할 것”이라고 밝히고 시위대에게 의사표시를 평화적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시애틀 시위에서는 몇 사람이 체포되었지만, 도로 위에 못을 뿌린 사람과 경찰 바리케이드에 차량을 돌진시킨 사람들 이었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선거일을 전후해서 미국 전 도시의 상가와 상점들 수 백군데는 출입문과 진열창 등에 미리 판자로 보호벽을 설치 하는등 폭력 시위와 약탈을 두려워 하는 모습이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시위대 일부가 말썽을 피우거나 폭력화 할까봐 저런 것”이라며 저렇게 많은 상점들이 온통 판자벽을 덧붙인 광경에 마음이 정말 슬프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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