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하이, 홍콩 증시 상장이 지난 3일 돌연 연기된데 대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증감회는 4일 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앤트그룹의 상하이 커촹반(과학혁신판) 상장 연기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관련 규정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면서 “금융감독기관의 ‘예약 면담(約談)’과 금융감독 환경의 변화는 앤트그룹의 업무 구조와 수익 모델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상장을 앞두고 발생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증감회는 “투자자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고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전달하며 시장의 공평공정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규정에 따라 관련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콩증권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일부 역외 시장도 (중국) 증권감독 기관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고, 후속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감독정책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상황에서 앤트그룹의 성급한 상장을 막은 것은 투자자와 시장에 대해 책임지는 행위이며, 시장을 두려워하고 법치를 두려워하는 정신을 반영해 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자본시장의 장기적인 발전, 투자자들의 신뢰와 자신감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부연했다.
앞서 3일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5일로 예정됐던 앤트그룹 상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발표 직후 앤트그룹은 홍콩 상장도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상 최대 규모인 345억달러(약 39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앤트그룹의 홍콩 증권거래소 및 상하이 과학혁신판 동시 상장이 일단 무산됐다.
이번 상장이 연기된 것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규제 당국의 감독 정책을 비판한 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서밋에서 약 20분간 연설하면서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비난했다. 당시 그는 “위험성이 없다면 혁신도 없다”면서 “감독기관에 리스크가 없다면 경제 전반에 ‘발전하지 못하는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등 4개 기관이 지난 2일 마윈과 징셴둥(井賢棟) 회장, 후샤오밍(胡曉明) 총재 등을 불러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 예약면담은 사전 경고나 질책 성격의 조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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