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 대선 후 첫 대외 메시지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제·외교·군사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4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화상 연설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 질서를 파괴하도록 놔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향한 발언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대국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중국은 국내외 ‘쌍순환 발전’을 위해 대외 개방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새로 출범하는 미국 정부에 대해 ‘일방주의는 안 된다’고 사전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매체들은 혼란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대선을 꼬집기도 했다. 5일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냈다. 미 대선이 혼전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이어갈 경우 대선 결과가 확정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후시진(胡錫進) 환추시보 총편집인은 트위터에 “이런 불안한 상황은 보통 가난한 나라 선거에서 나타나는데, 지금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논평을 통해 “지금까지 미국이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 여겨졌지만, 지금 미국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면서 “선거 결과 불복 등은 정치적 여건이 안정적이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도 미국 대선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며 최종 결과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일본 주요 매체들은 불복 가능성을 내비치는 트럼프 대통령을 꼬집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접전의 대통령 선거, 미국의 혼란상을 드러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정도의 무질서와 분단(분열)에 휩싸인 대선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혼란과 대립, 조기 수습해야’라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거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언동은 미국의 권위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미 대선이 완전히 마무리 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영국 BBC는 “선거가 어느 쪽으로 결론 나든 분명한 것은 미국의 극심한 분열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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