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바다 지키면 승리…트럼프 재역전 가능성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5일 20시 17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러스트벨트(미국 중북부 쇠락한 공업지대)의 주요 경합주에서 잇달아 승리하면서 일단 백악관 입성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경합주 4곳에서 현재의 추세대로 개표가 끝난다면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 당선을 위한 최소 선거인단인 270명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는 길도 남아 있다.

● 러스트벨트에서 ‘레드 미라지’
3일(현지 시간) 저녁부터 4일 오전까지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 열세를 극적으로 만회하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 표가 쏟아지면서 패색이 짙어보였던 위스콘신주(선거인단 10명) 미시간주(16명)에서 ‘레드 미라지(Red Mirage·붉은 신기루)’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레드 미라지는 개표 초반 당의 상징색이 빨강인 공화당 표가 많이 쏟아지다가 나중에 우편투표 개표가 속도를 내면서 공화당 우세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민주당에 역전당하는 상황을 뜻한다.

특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도시 지역에서 바이든 후보의 표가 쏟아지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위스콘신의 경우 최대 도시 밀워키에서 17만 표의 사전투표가 개표원들 앞에 쏟아지면서 바이든 후보가 약 2만 표(0.6%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미시간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약 70%의 지지율로 강세를 보이는 대도시 디트로이트 지역 투표함이 개봉되면서 개표율 90% 시점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바이든 후보는 이후 계속 표차를 벌리면서 득표율 2.4%포인트 차이로 선거인단 16명을 추가 확보했다.

바이든 후보는 여세를 몰아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20명)의 격차도 상당 부분 줄였다. 한때 10%포인트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졌던 바이든 후보는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등 민주당 성향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5일 오후 4시(한국 시간) 현재 격차를 2.6%포인트까지 줄인 상태다. 대도시인 필라델피아 지역 개표가 속도를 내며 차이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역전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 트럼프 재역전도 가능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6명) 펜실베이니아(20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조지아(16명) 등 남아 있는 4개 경합주에서 6명만 추가로 얻으면 과반(270명)을 확보하게 된다. 바이든 후보는 현재 네바다주에서 49.3%의 득표율로 48.7%인 트럼프 대통령을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나머지 3개 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다.

최근까지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던 조지아주는 개표가 95% 진행된 현재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0.5%포인트 차이로 추격 중이다. 조지아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 인근의 풀턴, 디캘브 카운티 등에서 70~80%의 몰표가 나오면서 빠르게 따라잡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1.4%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6%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 네바다에서 승부를 뒤집고 나머지 3개 주에서 승기를 지킨다면 60명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얻게 돼 274명을 확보하면서 당선이 가능하다. 다만 네바다주의 경우 남아있는 약 20만 표 가운데 75%가량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라스베이거스와 리노 지역의 표라 뒤집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미국 대선#바이든#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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