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부재자 투표, 초박빙 경합주 막판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7일 03시 00분


[2020 미국의 선택]투표용지 속속 도착, 가장 늦게 개표
4년전 63만명 참여… 승패 가를수도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미국 대선 경합주 승패를 군인과 그 가족들의 부재자 투표가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인과 그 가족들의 투표용지가 가장 늦게 개표되기 때문이다.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내 50개 주 중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알래스카 등 6개 주에선 계속 군인과 그 가족들의 투표용지가 도착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때 63만여 명의 군인과 그 가족들의 부재자 투표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처럼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선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대선에선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배송 지연을 고려해 군인들에게 “투표를 일찍 하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기준 시한을 넘겨서 도착하는 바람에 개표에 반영되지 못하는 투표용지도 이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군인들의 이번 대선에 대한 관심도 직전 대선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지난 대선 때보다 수천 명이 더 많은 1만4550명의 군인 부재자 투표가 신청됐고, 4일까지 9750명의 투표용지가 도착했다.

통상 대선일 당일 또는 다음 날 당선자 윤곽이 드러났던 이전 대선과 달리 이번 미국 대선은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개표까지 시간이 걸리는 우편투표 비중이 높았고, 핵심 경합주에서 선거 당국이 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우편투표는 봉투의 주소와 서명을 확인한 뒤 용지를 꺼내 다시 투표함에 넣는 식이어서 투표자가 바로 투표함에 넣는 현장투표보다 개표 과정에 시간이 더 걸린다.

가장 개표 속도가 늦은 네바다 클라크카운티의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날 투표 종료 시점을 재촉하는 언론에 “우리의 목표는 빠른 개표가 아닌 정확한 개표”라고 밝혔다.

이세형 turtle@donga.com·이설 기자
#2020 미국 대선#군부재자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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