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인정하자” vs “트럼프 위해 싸우자”…공화당 사분오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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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선거 불복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집권 공화당 또한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내 반(反)트럼프 인사들은 “패배를 인정하고 새 행정부에 협력하자”고 주장하지만 일부 대통령 측근들은 ‘선거 부정’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했다. ‘트럼프 숙적’으로 불리는 밋 롬니 상원의원은 7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선한 의지와 존경할만한 성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안다. 신께서 그들의 앞날을 축복하시기를 기도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인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이자 올해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신디 여사도 “정쟁을 넘어 더 강한 미국을 건설하기 위해 나아가자. 바이든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미국을 통합할 사람”이라고 축하 인사를 보냈다.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역시 “민주주의 과정을 평가 절하하는 대통령의 말을 변호할 수 없다. 어떤 선거나 인물도 민주주의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케빈 맥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대선 결과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매코널 대표는 전날 “불법적으로 제출된 투표는 한 장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면에서 선거 과정은 감시돼야 한다”고 주장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편을 들었다.

맷 개츠 하원의원 역시 “이 중요한 순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싸우지 않으면 공화당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빌 스테피언 트럼프 재선캠프 매니저는 대통령의 소송 비용 모금을 촉구하며 지지자들에게 “선거가 조작됐다는 시위에 나오라”고 선동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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