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몽니’를 부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의 정권 인수가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은 측근을 임기 내 대거 사면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복수심과 레임덕에 대한 공포 탓에 (정권 교체까지) 남은 11주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 온 정부 내 과학자들을 대거 해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고 1순위’로는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로 평가받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꼽힌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하고 적극 대응을 주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도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정부 내 과학자들은 과학과 사실을 따랐기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충성심이 없어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명령 남발도 예상된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과 난민신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추가로 시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환경이나 산업 관련 규제를 무력화 시킬 소지도 있다.
각종 위법으로 처벌받은 측근을 임기 내 전격 사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대통령의 비선 참모 로저 스톤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탈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가족기업 트럼프 그룹의 금융·보험사기 혐의에 대한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은 옛 변호인 루돌프 줄리아니 등 자신의 측근을 수사한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 연방검사장을 지난 6월 전격 해임한 전력도 있다.
정치 평론가 말콤 낸스는 “트럼프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 “권력을 잃은 트럼프는 남은 임기 동안 대형 망치를 든 도자기 가게의 악동처럼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반면 공화당 컨설턴트인 스튜어트 시티븐스는 “(퇴임 뒤) 감옥에 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대통령을 (폭주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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