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좀처럼 접점을 못 찾고 있는 강제징용 이슈를 놓고 바이든 행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부통령 시절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가 미국 중재로 이뤄지자 자신의 역할을 거론하며 “(한일이라는) 부부관계를 복원시키는 ‘이혼 상담사(divorce counsellor)’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는 “동맹에 대한 바이든의 의지로 한일 간 의견 차이 해결을 독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 역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을 중시하며 반중전선, 북핵 해결에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일 문제의 많은 부분이 미 대선 후 조정·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랜 상원 외교위원회 경력 등으로 한일 문제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8월 미국 월간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위안부 합의) 협상을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역할을 했다. (한일) 양국 지도자 모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고 그들은 나를 신뢰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가 자신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하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자신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일 양국의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동시에 역사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일본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3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만류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 한 시간 가량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당장 강제징용 이슈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아직 소수론에 그치고 있다. 바이든이 2017년 부통링 퇴임 이후 한일 이슈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않은데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미국 내 보혁 분열 등 내부 이슈가 산적해있어 멀리 떨어져있는 동맹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위안부 합의) 당시에는 미국이 양국이 적극적으로 풀었으면 좋겠다는 심리가 강했던 걸로 안다. 하지만 이번엔 (사법부가 연관돼) 사안이 조금 다르다. 압박이 반복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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