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승복-불복 갈라진 트럼프 이너서클
두 아들과 변호사 “소송전 계속” 강경… 매코널-펜스 등 현직 핵심들은 침묵
부시 “대선 공정했고 결과 분명” 일침
트럼프, 이틀째 골프치며 여유 과시… 백악관 돌아와선 언론에 불만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불복하고 있지만 가족들조차 패배를 받아들이라며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이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여전히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불복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8일(현지 시간) CNN방송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받아들일 때가 왔다는 점을 말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BC방송도 “가족과 최측근 인사를 포함한 그의 이너서클(내부 핵심 인사) 대부분은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아한 퇴장’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쿠슈너 선임보좌관도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제이슨 밀러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윗을 통해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공화당의 중량급 인사들도 승복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근본적으로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는 점에 미국인들은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 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전 장관도 트윗으로 조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일어났다는 근거가 지금은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들은 여전히 이번 선거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대응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이 불법 행위를 목격했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조시 홀리 상원의원, 그리고 트럼프의 두 아들(도널드 주니어, 에릭)도 소송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에 속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현직 핵심인사들은 침묵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당선인과 오랫동안 협상 파트너로 의정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아온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 승복을 진지하게 제안해볼 수 있는 후보라고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4시간 동안 골프를 쳤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정상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그는 전날에도 이곳에서 골프를 치다가 대선 패배 소식을 전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를 마친 뒤에는 바로 백악관으로 복귀해 ‘폭풍 트윗’을 날리며 불복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언제부터 주류 언론들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정했느냐”면서 바이든 당선인 확정 보도를 한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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