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버티기’ 언제까지?…펜스 이어 폼페이오도 ‘선거 불복’ 동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14시 53분


트럼프 대통령의 버티기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캠프의 선거 불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국무부가 바이든 인수위 측과 접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2기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답변 후 본인도 다소 멋쩍은 듯 웃었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내 웃음을 멈추고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모든 투표용지를 셀 것이고 선거인단을 뽑을 것이다. 그게 절차다. 헌법에 명확히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이 농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불법 투표가 걸러지고 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한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를 셀 것이며 합법적이지 않은 투표용지는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이 전 세계에 공정한 선거를 장려하는 국무부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터무니없는 소리다. 당신 스스로도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가장 충성스러운 관료로 뽑힌다. 앞서 바 장관도 연방검사들에게 부정 선거 주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치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아직 두려워하면서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출연해 “공화당의 동료 의원들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전화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면서 “그들은 ‘공개적으로는 이 말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에는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도 동참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부인은 대선 직후 당선인의 부인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차를 대접하는 게 관례였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아직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뒤 아무런 공식 행사를 갖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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