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축하 인사를 겸한 전화 통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바이든 당선인과의 통화 소식은 12일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관례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당선인은 7일 당선 이후 영국 독일 호주 등 9개국 정상과 통화를 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등은 빠져 있다.
중국이 통화를 고민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임기가 2개월여 남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해서 중국을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뒤에도 국방부 수뇌부를 모두 대중 강경파로 교체하는 등 예측불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과거 미국 대선에서 낙선자가 패배 승복 연설을 한 뒤 당선인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 2012년 대선 때 선거 하루 뒤인 11월 7일(현지 시간) 밋 롬니 후보가 패배 승복 연설을 하자 이튿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2016년에도 11월 10일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패배를 인정했고, 13일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국이 “관례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국도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됐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중 강경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전화를 걸어야 할 모멘텀(계기)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CNN은 “시 주석은 2016년 대선에서 중국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던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전화를 걸었다”면서 시 주석이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못하는 주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 측에서도 전략적으로 통화를 유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이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할 경우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중국-바이든 연계설’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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