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알카에다 이인자, 이란 거주 중 암살” vs 이란 “가짜뉴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4일 19시 03분


"수니파 무장단체 지도자가 '숙적' 시아파 종주국 거주 중 피살"
"이란내 테러 방지 보험 겸 '공적' 미국 공동 공격 위해 거주 허용"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 이인자 아부 무함마드 알마스리(가명 압둘라 아흐마드 압둘라)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은 이스라엘 정보요원에 의해 3개월 전 살해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58세인 알마스리는 알카에다 설립자 중 한명으로 현재 수장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와 함께 알카에다 최고위급 지도부로 분류된다. 지난 1998년 22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 테러 주모자 중 한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NYT에 따르면 알마스리는 지난 8월7일 테헤란 거리에서 자택으로 승용차를 몰고 가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한 암살자 2명에게 총격을 당했다. 그는 차량에 동석하고 있던 딸 미리암(28)과 함께 숨졌다. 미리암은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 함자 빈 라덴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표적 암살은 과거 이스라엘이 이란 핵과학자를 살해할 때 사용했던 방식이다. NYT는 4명의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격이 미국의 요청을 받은 이스라엘 요원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했다.

NYT는 이란에서 수년간 알 마스리와 다른 알카에다 요원들의 움직임을 추적해온 미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시아파 신정국가인 이란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최고위 지도자인 알마스리가 거주했다는 점도 놀랍다고 했다. 양측은 이라크 등 여러 전장에서 교전을 벌인 앙숙이다.

알마스리는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보복을 피해 이란으로 도주한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 중 일부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 매체에 알 마스리가 지난 2003년부터 이란의 보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당초 가택연금 돼 있지만 2015년 알카에다와 이란간 인질 교환 협상에 따라 석방돼 이란혁명수비대와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테헤란 교외에 위치한 고급 거주지에서 자유롭게 생활했다고도 했다.

NYT는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 알카에다 모두 알마스리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13일 현재 알마스리를 수배자 명단에 올려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이스라엘과 이란 관리들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있다. 알카에다는 2인자의 죽음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란 관영 매체는 암살 직후 희생자들을 레바논 역사학자 하빕 다우드와 딸이라고 보도했지만 레바논 역사학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한 연구원은 하빕 다우드에 대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정보당국자는 하빕 다우드는 이란 정부가 알마스리에게 내준 위장 신분이라고 했다.

미국 테러 전문가들은 이란이 알카에다 간부를 붙잡아 둔 배경은 이란내 작전을 막기 위한 보험이거나 공동의 적인 미국에 대항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알카에다 간부 구금 여부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보당국은 이란 정부가 알마스리 등 알카에다 지도부 일부를 가택 연금하고 있었고 지난 2011년과 2015년 최소한 두차례 알카에다와 협상을 거쳐 일부를 석방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인 사이드 하티브자데는 14일 성명을 내어 “이란에 알카에다 조직원이 있다는 가짜뉴스를 거부한다”며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자의 할리우드식 시나리오에 미국 언론이 휘말려서는 안 된다. 거짓말을 확산시키는 백악관의 스피커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카에다는 미국과 미국 지역 동맹국의 잘못된 지역 정책의 산물이라고 강조한 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알카에다와 같은 단체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난하기 위해 거짓말과 가짜 정보를 제공한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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