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해서웨이, 기업 4곳 투자… 지금까지 제약업에 관심 크게 안둬
코로나이후 발전 가능성 주목한 듯… 금융기업 주식 비중은 크게 줄여
뛰어난 투자 및 기업 분석 능력으로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0)이 올해 3분기(7∼9월) 글로벌 제약기업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될 때 백신 연구 및 개발로 주목을 받아온 제약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 버핏 회장이 이런 투자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 약 57억 달러(약 6조3082억 원)를 미국의 유명 제약기업 4곳에 투자했다. 애브비(2130만 주), 머크(2240만 주), 브리스틀마이어스스큅(3000만 주)에 18억여 달러씩 투자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화이자 주식도 같은 기간 1억3600만 달러어치(370만 주)를 매수했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의 제약기업들에 대한 지분은 0.1∼1.3%로 아직 미미한 편이다.
그동안 버크셔해서웨이는 제약기업에 대한 투자에 공격적이지 않은 편이었다. 투자 포럼 등에서 버핏 회장이 제약기업의 투자 유망성 혹은 성장 가능성을 특별히 강조한 것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시장과 사회의 변화를 잘 읽는 버핏 회장이 제약기업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 건 한동안 투자업계에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련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을 비롯한 제약기업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제약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제약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백신 개발 등을 비롯해 향후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주가 상승 요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제약기업 주식을 대거 매수한 3분기에 금융 관련 주식은 대량 매도했다. 특히 이 기간에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PNC, M&T 같은 유명 금융기업의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억 달러(약 1조4378억 원) 규모로 보유하고 있던 유통기업 코스트코 주식도 모두 매각했다. 오 센터장은 “제약기업과 달리 금융기업들의 경우 최근 수년간 주가가 많이 올랐다. 향후 상승 가능성이 둔화될 것을 감안해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크게 입은 항공 관련 주식을 대거 매각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본격 점쳐지기 시작한 올해 5월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로 세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고 강조하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주요 항공사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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