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남 하동군에서는 중학생과 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하루 사이 15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동에서는 300일 넘게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었다. 인구 2만2000명의 산간 지역인 강원 양구군에서도 18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 확진자는 금융업과 관련된 인제군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비수도권 시군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18일 비수도권에서는 6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구밀도가 높아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높은 도시뿐 아니라 농촌·산간에서도 확진자 발생이 이어졌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17, 18일 이틀 동안에만 각각 27명, 3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에서는 마을 주민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17일 마을 주민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인근 마을의 200명을 추가로 검사하는 과정에서 8명이 더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광양시 거주자가 이 마을을 방문한 점을 토대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농촌의 작은 마을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순천시는 12월 1일까지 2주간 마을 전체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하기로 했다. 이 마을에는 110여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첫 환자가 발생했던 광주 전남대병원 관련 환자는 46명으로 늘었다. 이 중 한 명이 접촉한 전남 목포시 목포기독병원 간호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하고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보건당국은 입원환자 300여 명과 직원 400여 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도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7층과 6층 병동 일부를 폐쇄하고 환자들을 격리 조치했다. 전남도는 화순전남대병원 간호사와 광주 전남대병원 본원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었던 호남 지역과 농어촌에서 감염 소식이 이어지면서 3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에는 특정 집단이나 지역, 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지금은 아주 다양한 상황과 지역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며 “발생 범위가 너무 넓어 역학조사가 따라잡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국 226개 시군구의 확진자 발생 현황을 보면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온 시군구가 215곳(95.1%)에 이른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곳은 인천 옹진, 전북 부안, 경북 울릉, 강원 정선 등 11곳뿐이다. 대부분 인구밀도가 낮거나 섬, 산간 지역 등이다. 사실상 국내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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