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너나 혼란스럽겠지!”…대면수업 중단 놓고 기자에게 윽박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9일 14시 33분


NY 대면수업 중단 소식 모르고…"트럼프와 다를 바 없네" 비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이번엔 기자를 윽박지르며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18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공립학교 대면 수업을 계속할 예정인가’라고 묻는 월 스트리트 저널(WSJ) 기자의 질문에 “대체 무슨 말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목소리를 높여 “이젠 당신을 무시하겠다. 우리는 이미 (개학을)했다. 그게 법이다!”라고 소리쳤다.

WSJ 기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며 뉴욕주 내 공립학교 대면 수업 여부에 대해 정확하게 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그럼 당신은 혼란스러운 채로 살라!”고 소리쳤다.

WSJ 기자가 “나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다. 근로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하자 쿠오모 주지사는 “아니, 그들은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 당신이나 혼란스럽겠지. 법을 읽어 봐라, 그럼 혼란스럽지 않을 거다”라고 받아쳤다.

또 다른 기자가 쿠오모 주지사를 향해 WSJ 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며 “그래서 내일 대면수업이 이뤄지는 건가”라고 묻자 쿠오모 주지사는 “주법에 따라 대면주업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생각은 내가 신경 쓸 게 아니다. 물론 당신은 같은 업종이기 때문에 그(WSJ 기자)의 의견에 동의하겠지”라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가 갑작스럽게 기자들과 대치를 벌인 건, 앞서 이날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공립학교 대면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뉴욕시 코로나19 양성 판정률이 일주일 평균으로 3%를 넘으면 곧바로 학교 문을 닫겠다고 약속했던 더블라지오 시장은 이날 학교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미리 접하지 못한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을 자신의 방역 정책에 대한 반발로 받아들이고 큰소리를 낸 것이다.

잠시 후 뉴욕 타임스(NYT)의 기자가 더블라지오 시장의 결정을 전달한 뒤에야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양성 판정률이 3%를 넘는다면 학교 문을 닫겠다고 학부모들과 약속했다. 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평정심을 되찾은 듯 답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동생인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와 형제애 케미를 뽐내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며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날 그가 보여준 고압적인 태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폴리티코의 앤드루 디시데리오 기자는 “합법적이고 공정한 질문을 하는 기자에 쿠오모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굴었다”고 비난했다.

데일리 와이어의 한 에디터는 “쿠오모 주지사는 오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에서 비호감을 담당하는 조 페시 같았다”고, 버즈피드의 부국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하다”고 이날 쿠오모의 태도를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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