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중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전에 위치한 싱크탱크 ‘세계현대중국연구소’의 정융녠 원장이 최근 광저우의 한 포럼에서 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정 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중관계가 자동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며 “중국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미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양국 관계를 개선할 어떤 기회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좋은 시절은 끝났다”며 “지난 몇 년 간 미국의 냉전 매파들이 득세했으며, 이들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SCMP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무역, 인권,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등 다양한 이슈에서 충돌하면서 40여 년 전 중국과 미국이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최악의 상태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Pew)리서치센터의 설문조사 결과 70%가 넘는 미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사회는 분열돼 있으며, 바이든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은 분명 매우 약한 대통령이다, 그가 국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외교적인 차원에서 뭔가를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중국을 상대로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원장은 “트럼프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신장시키는 데 관심이 없고 바이든은 그 반대라고 하지만, 트럼프는 전쟁에 관심이 없고 민주당 대통령(바이든)은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기업 경영인이고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바이든은 예측 가능하다”며 “그래서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비이성적으로 강경하지만 바이든은 이성적으로 강경하다”고 했다. 바이든 정권에서도 미국의 대중 강경노선은 변함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미중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미국의 국내 문제를 지목했다. 정 원장은 미국이 옹호하는 신자유주의 모델이 서구 사회의 분열과 빈부격차 확대롤 초래했다며, 미국 사회는 양극화된 자국의 희생양을 외부에서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이 세계화의 전성시대로의 복귀를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세계시장에서 최종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세계화의 혜택을 누렸지만 중국과 미국의 세력 경쟁 하에서 이러한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에 의존했다가 안보상 위험이라는 명분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통신사 화웨이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하이테크 제품의 국내 생산에 주력함으로써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역내 무역협정에 서둘러 동참한 것도 향후 글로벌 공급체계에서 중국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접근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정 원장은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면 양국간 기술전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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