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으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두 번째 국무장관을 지낸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 존 케리 전 국무장관(77·사진)이 기후변화 특사로 공직에 복귀한다. 장관 재직 시절인 2016년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서 외손녀 이사벨을 안은 채 서명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그가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기후변화 대응 및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주도하게 됐다.
바이든 인수위는 23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케리 전 장관을 기후변화 특사에 지명하며 “그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NSC에 기후변화 담당 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며 이를 국가안보 문제로 여기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케리 전 장관도 트위터에 “젊은 지도자 및 동맹국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일하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검사 출신인 그는 1985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워싱턴 정계 선배인 바이든 당선인과는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의원 시절 여러 환경 법안을 입안했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험하고 알리기 위해 남극여행도 했다. 지난해에는 2050년 이전까지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초당적 기구 ‘월드워제로’를 출범시켰다. 이번 대선에서도 바이든 캠프에서 탄소배출감축 정책을 개발하는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했다.
그의 발탁을 두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많다. 외교 거물이 현안을 좌지우지하는 것만으로도 국제 사회에 미국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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