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실에서 공주가 결혼을 하더라도 특별직 공무원 자격으로 왕실의 공무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왕실에 남성이 부족하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왕족 여성이 일반 남성과 결혼한 후에도 ‘고조(皇女·공주라는 의미)’ 자격으로 왕실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새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는 연내에 이 방안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일본 왕실전범은 왕족 여성이 일반 남성과 결혼하면 왕적에서 이탈하도록 규정했다. 반면 왕족 남성이 일반 여성과 결혼하면 그 여성은 왕적을 새로 얻는다.
문제는 현재 왕실에 여성이 현저히 많다는 점이다. 왕실에서 여성은 13명(6명 미혼)이고 남성은 5명(1명 미혼)이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 등 미혼 왕족 여성 6명이 결혼하면 모두 왕실을 떠난다. 반면 미혼 남성인 히사히토 왕자가 결혼하더라도 늘어나는 왕족은 1명뿐이다. 현재 왕족이 분담하고 있는 왕실 공무 수행이 앞으로 힘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기존 왕실전범 규정을 유지한 채 특례법을 만들어 왕족 여성이 결혼 후에도 왕실 활동을 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공무원 신분이어서 수당도 나온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왕족 여성이 결혼 후에도 왕족 신분을 유지하며 자식들이 왕위 계승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여성궁가(宮家·미야케)’ 창설은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보수 세력들이 부계(父系) 중심의 일왕 계승 전통이 깨지게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 이후 군 통수권자로서의 일왕 지위가 강조된 영향으로 여성의 왕위 승계가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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