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소송 계속… 우리가 이길 것”
측근엔 “이제 어떡하지?” 묻기도
일각 “영향력 유지-차기 도전 포석”
2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권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하면서도 대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승복 선언을 미루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두고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린 정치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방총무청(GSA)에 정권 인수인계 지원 작업 개시를 지시하면서도 “우리의 (대선 개표 관련) 소송은 강력하게 진행 중이며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속으로는 패배를 인정하며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에게 “내가 이 다음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자문하는 등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최근 일주일 새 내년 1월 20일 이후 백악관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WSJ에 말했다.
그럼에도 각종 소송과 정치적 불복 절차를 밟는 것은 2024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물밑 작업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은 3주 안에 대권 재도전을 선언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여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공화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을 주저앉히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모두들 싸움꾼(fighter)을 좋아한다. 끝까지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쓸쓸한 패배자’가 아닌 ‘승리를 뺏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향후 정치적 행보에 유리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스틸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어느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그는 (퇴임 이후에도) 정당에서 강력히 존재감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고록 집필이나 각종 연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등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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