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 신설한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직에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지명한 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란 주장이 중국 관변학자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케리 특사가 국무장관을 지낼 때 매년 중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지중파이고, 미국의 정권교체로 이산화탄소 배출 분야에서 미중 양국이 협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케리가 맡을 보직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후변화 특사다.
중국 국무원 직속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의 타오원자오 연구원은 25일 보도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케리는 경험 많은 공직자로서 중국에 대해 잘 안다”며 “그가 기후변화 특사를 맡으면 미중관계에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케리 전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으로 재임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 바이든 정부 국무장관에 지명된 토니 블링컨은 당시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케리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케리는 국무장관으로 일한 2013~17년 기간 매년 중국을 방문했으며, 특히 2015년 방중 땐 양제츠 당시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 문제에 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매우 특별한 협력”에 합의했었다.
타오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등 다자 간 현안에서 케리가 과거 국무장관 시절 했던 일들을 원점으로 되돌려놓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 케리와 블링컨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뜻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케리 전 장관은 2016년 4월 미 정부를 대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서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부터 탈퇴를 주장해왔고 실제 올 11월4일 미국의 공식 탈퇴가 이뤄졌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후 협약 복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타오는 “(바이든이) 케리를 기용한다고 해서 미국이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곤 믿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이 기후변화협약에서부터 이란 핵합의,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등을 재협상할 여지는 생겼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의 위완리 학술위원도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이른바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테랑 케리의 복귀는 미중 간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해서도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인홍 인민대 교수는 “정치인이 투입되면 경제·외교 관련 일부 문제는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미중 간의 전략적·이념적 경쟁은 누가 워싱턴 고위직을 맡든 간에 계속될 것”이라며 “양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하더라도 패권 경쟁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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