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추수감사절은 ‘대확산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미 C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추수감사절은 이미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족 만남을 자제하라는 당국 권고에도 지난 주말 미국민 약 100만명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봄 이후 최다 인원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헨리 워커는 “우리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비율, 사망자 수의 기하급수적 증가에 놀라고 있다”며 “연휴 여행객들로 꽉 찬 공항 등은 더 급격한 확산세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더빌트대학 전염병학자 빌 샤프너는 올해 추수감사절에 사람들이 모일 때 이들이 “바이러스도 나누는 일을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현충일이나 노동절과 같은 휴일과 달리 이번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노인이나 만성 질환을 앓는 취약층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건 래니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2주, 3주, 4주 뒤가 무섭다”며 마스크 없이 몇 시간 동안 실내에서 얘기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이는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DC는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에 미 전역에서 감염자가 대량 발생하는 ‘슈퍼 전파’ 모임이 곳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메인주에서 있었던 한 결혼식에서는 170명 이상이 감염되고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었다.
보건 관계자들은 또 추수감사절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하누카, 새해 등 연휴에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전염병 연구원 크루티카 쿠팔리 박사는 “보건 시스템이 압도될 상황을 우려한다”며 “올해 초 중국이나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보였던 규모를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 및 지방 정부가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가 단위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국가계획이 없다는 점은 엄청난 웃음거리다. 지금은 50개 주가 50개의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24일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 7일 평균은 17만4225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기준 일일 사망자 수는 2146명이다.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넘긴 것은 5월11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261만명 이상이며 26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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