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슈케이크 터미널에서 정박 중인 그리스 유조선(몰타 선적)이 ‘기뢰(mine)’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슈케이크는 사우디와 예멘 국경에서 북쪽으로 160㎞ 떨어진 홍해 항구도시다. 사우디는 예멘 후티반군을 배후로 지목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AFP통신, 그리스 카티메리니 등에 따르면 그리스 해운회사 TMS 탱커스는 이날 성명을 내어 “오전 3시께 유조선 아그라리(MT Agrari)가 출처 미상의 공격을 받아 흘수선 1m 윗부분 선체에 균열이 생겼다”며 “승무원은 무사하고 유출이나 오염도 없다. 배 상태는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TMS 탱커스는 당시 아그라리에 선원 27명이 타고 있었고 화물은 이미 하역해 없었다고 했다. 아그라이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슈케이크 증기 발전소에서 사용할 화물을 싣고 지난 23일 슈케이크에 입항했다.
아그라이는 현재 항구에 계류 중으로 사우디 관리들이 승선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TMS 탱커스는 전했다. 아그라리 피습은 홍해 연안 도시 제다에 위치한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제품 유통시설(terminal)이 후티반군의 공격을 받은지 이틀만에 벌어졌다.
영국 보안회사인 암브레이(Ambrey)는 “폭발은 항구 제한구역(port limits)에서 일어났다. (폭발로) 선체에 구멍이 났다”며 기뢰를 범행 수단으로 지목했다. 기뢰는 비용도 저렴하고 설치도 간단하지만 탐지하기가 어려워 군함은 물론 상선 모두에게 강력한 위협으로 꼽힌다.
영국 해군 산하 해사무역기구(UKMTO)는 자세한 설명 없이 “선박 한적이 폭발 사고를 겪었다”고만 밝혔다. 미 해군 5함대도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만 내놨다.
사우디 국영 알 에크바리야에 따르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25일 상선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상선 1척이 홍해에서 후티반군의 무인 폭탄 보트의 공격을 받고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국제 주요 해상 수송로인 홍해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AP는 연합군 발표가 아그라리를 언급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후티반군은 AP 등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AP는 후티 반군이 과거에도 기뢰를 사용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고 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지난 24일 슈케이크에서 남쪽으로 585㎞ 떨어진 해협에서 후티반군이 설치한 이란제 기뢰 5개를 제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4년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 등 예멘 북부 지방을 점령하자 다음해 3월 자국 주도 아랍 연합군을 구성해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행동에 돌입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에 맞서 유전 등 주요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과 무인기(UAV)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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