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핵무기 3각축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일컬어지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훙(轟·H)-20’을 곧 개발해 미국과 새로운 군사 대결 양상으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H-20은 괌은 물론, 미군의 하와이 기지까지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장거리 운항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영국 싱크탱크 왕립통합방위안보연구소(RUSI)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H-20 개발이 완성되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륙간 공격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면서 “이는 중국이 핵무기 3각축을 완성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핵무기 3각축은 육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중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그리고 공중의 전략폭격기 등으로 구성된 핵무기 운반 체계를 일컫는 말이다.
지금까지 핵무기 3각축을 확보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전략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운용 거리가 짧아 미국과 비교해 대륙간 공격 능력을 확보하기에는 미흡한 상황이었다.
SCMP는 “H-20이 인민해방군 공군의 기존 정책과 장비 개발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상징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명실상부하게 대륙간 전투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 국방부는 8월 보고서에서 H-20의 비행거리를 미군의 괌 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8500㎞로 전망했지만, 다른 군사 전문가들은 하와이까지 공격할 수 있는 1만2000㎞로 본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군사 대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일본과 대만, 필리핀에 걸쳐 ‘제1 열도선’, 일본 동부 해상과 괌, 남태평양 섬들에 걸쳐 ‘제2 열도선’을 설정해 놓고 중국을 봉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봉쇄 작전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셈이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최신예 전투기 F-35를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 대만 등에 속속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H-20이 미국의 전략폭격기 B-2보다는 성능이 떨어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엔진이다. SCMP는 “중국 최신 전투기 J-20처럼 H-20 폭격기의 엔진 개발도 예정보다 늦어졌다”면서 “속도와 전투 능력 모두 당초 기대치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25일 실전과 비슷한 군사훈련을 한층 강화해 전쟁에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전면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군사훈련에 대한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전쟁 대비 태세를 확고히 갖추는데 집중해 중국군이 세계 일류 군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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