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활동가들과 성전환자 단체들이 성전환 여성을 남성 교도소에 수용하기로 한 사법 당국의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은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성소수자(LGBT)에 대한 민감성 결여를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 밀렌 사이러스(21)는 지난 22일 북자카르타주 탄중 프리옥의 한 호텔에서 마약 남용 혐의로 남자친구와 함께 체포됐다.
탄중 프리옥의 아리 손타 경찰서장은 “밀렌은 신분증에 남성으로 기재돼 있어 남성 교도소에 수감했다”고 현지 뉴스 포털 데틱에 밝혔다.
프리옥 경찰서의 마약반장 레자 라한디도 데티크 교도소에는 밀렌 외에 다른 남성 수감자 1명만이 수감돼 있다며 “밀렌은 안전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밀렌은 그러나 지난 24일 데틱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감방으로 옮기고 싶다. 남자들의 감방에 갇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전환 여성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성전환자 옹호 단체들과 국가 인권위원회는 즉각 거센 비난에 나섰다.
베카 울룽 합사라 인권위 위원장은 “인도네시아 법률담당 부서가 25일 탄중 프리옥 경찰서에 밀렌을 여성 교도소로 이감할 것을 요청했고 밀렌은 현재 독방에 수감돼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 운동가들은 미래에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도네시아는 성별에 대한 정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전환자 권리옹호 운동가 앙군 프라데사는 “성전환 여성은 당연히 여성 교도소에 수감돼야 한다. 교도소의 다른 여성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밀렌을 남성 교도소에 수감한 것은 큰 실수로 성 다양성에 대한 경찰의 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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