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첩보 등 안보관련 일급비밀
대선 승리후 처음 자료 받아
옐런 재무 등 경제라인 인선 발표
취임위원장엔 25년 친분 앨런 총장
‘죽음과 파괴, 그리고 끔찍한 것들이 담긴 책.’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남편이 백악관에서 매일 챙겨 보던 ‘대통령 일일 정보 브리핑(PDB)’ 자료를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브리핑 자료에 담긴 전 세계의 테러 관련 첩보와 반군들의 움직임, 국가안보 위협 요인을 비롯한 국가 일급비밀들이 그만큼 엄중한 내용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0일 대선 승리 후 처음으로 정보 당국자들로부터 이런 대통령 일일 정보 브리핑을 받았다. 지난달 7일 대선 승리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관련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못해 이를 허용하면서 길이 열렸다.
CNN방송은 첫 브리핑에 최근 이란 핵 과학자의 피살 관련 정보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당선인이 오벌오피스(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는 북한과 이란의 핵 위협, 중동 지역의 요동치는 정세, 중국의 부상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약화된 미국의 영향력 등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PDB는 국가정보국(DNI)이 17개 정보기관의 보고를 취합해 매일 보고하는 자료다.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받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블루리지마운틴에서 휴식을 취할 때 수영장의 다이빙대에 앉아서 이를 읽기도 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 업무를 맡기고 대통령이 꼭 알아야 할 것만 다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자보고 방식을 선호해 아이패드로 받아서 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종이 문서로 이를 받았고, 압축적으로 정리된 짧은 내용과 그래픽을 선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에 이 브리핑을 받은 것은 2000년부터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하다면 미리 보고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PDB는 대통령을 비롯한 극소수의 최고위 인사만 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발행 부수가 적은 신문’으로도 불린다.
내년 1월 20일 열리는 취임식을 준비할 취임위원회도 구성됐다. 위원장에는 바이든 당선인과 25년간 친분을 쌓아온 토니 앨런 델라웨어주립대 총장이 낙점됐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하는 등 경제라인 인선을 발표했다. 옐런 전 의장은 상원 인준 절차를 거치면 미국 재무부 231년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그는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는 지금 국가적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회복을 위해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해 “각자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해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재무부 부장관 자리에는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명됐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는 노동경제학자인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는 인도계 미국인 니라 탄덴 미국진보센터 의장을 지명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낸 브라이언 디스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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