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는 1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에 서명한 유럽 국가가 한 달 안에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경우, 유엔의 핵사찰을 중단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란의 핵과학자가 최근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통과된 이 법안에는 새 원심분리기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 IRNA 통신은 전체 290석 규모의 의회에서 251명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다. 투표 후 의원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이번 투표에 대해 지난 달 이란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암살된 데 대한 저항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이 법안은 당국이 우라늄 농축 수준을 20%로 재개하도록 했다. 이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기준치에는 못 미치지만 민간 응용에 필요한 기준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나탄즈 핵시설과 지하 포르도 핵시설에 새 원심분리기를 투입할 수 있게 했으며, 유엔 핵 사찰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 법안이 의회를 완전히 통과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 한다. 또 이란의 모든 핵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갖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8월 의회에 처음 상정됐다가 최근 이란 핵 개발을 주도해온 파크라지데 암살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파크리자데는 지난달 27일 테헤란 동쪽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매복 테러 공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당시 차량을 타고 이동 중이었는데 차량 인근의 한 트럭에서 폭발물이 터졌고, 폭발 직후에 괴한들이 차량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크리자데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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