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자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악화 상황에서 연말 파티를 계획하고 무려 900명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초청장을 토대로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15일 국무부 연회 공간인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연휴를 위한 집에서의 외교(Diplomacy at Home for the Holidays)’라는 이름으로 파티를 연다고 보도했다.
이 파티는 파키스탄, 이라크, 쿠바 등 외교관의 배우자나 자녀를 받아주지 않는 외국 주재 당국자의 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이전까지 이 파티에는 통상 200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해외 근무 외교관들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주재 외교관 중 실제 비행을 감수하며 참석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불명확하다. 다만 WP는 일정을 잘 아는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 해당 파티 초청장이 900명에게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튿날인 16일에는 워싱턴 주재 외교관들을 배우자와 함께 초청해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이 파티 초대장은 약 180명에게 발송됐다. WP는 “이 초대로 외국 외교관은 국무장관과의 만남과 감염 위험을 저울질할 어려운 입장에 놓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지난 3~4월, 6~7월 확산 이후 지난달 중순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었다. 월드오미터 기준으로 지난 11월4일 이후 일일 확진자가 10만명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며, 같은 달 20일엔 20만명 이상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의료 전문가들은 연말 모임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 행정부 외교 수장이 보도대로 대규모 파티를 기획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WP는 이번 행사를 두고 이언 립킨 컬럼비아대 감염·면역센터 센터장 발언을 인용, “이런 종류의 실내 행사는 여러 수준에서 위험하다”라며 “에이미 코니 배럿 지명 이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본 것을 재현할 모든 요소를 갖췄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9월26일 당시 대법관 후보자였던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지명식을 로즈가든에서 개최했는데, 당시 행사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백악관 구성원 및 정치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줄이 나온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0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행사 참석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거나 포옹을 나눠 논란이 됐었다.
한편 국무부 대변인은 WP에 이번 파티에 대해 “연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완벽히 지켜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입장 시 마스크 착용도 의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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