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특사 케리, 코로나 자이언츠 이어 亞-성소수자 등 최소 7명 임명 예정
기존 보좌진과 갈등 빚을 수도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특별고문을 뜻하는 ‘차르(Tsar)’를 연달아 임명하면서 핵심 정책을 집중해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차르와 기존 담당 부서 간 알력 싸움이나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의 집무실이 위치한 건물)이 혼잡해지고 있다”면서 ‘바이든 차르’를 조명했다. 차르는 원래 러시아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차르는 미국에서 쓰는 공식 직함은 아니며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춘 백악관 특별고문을 뜻한다. 특사, 특별대표, 조정관 등의 직함으로 활동하는데 대통령의 의중을 담아 상당한 권한을 갖고 주로 각 부처 간 조정 역할을 담당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7명 이상의 차르를 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차르 명칭을 받고 기후변화 특사로 임명된 데 이어 이날 제프리 자이언츠 전 국가경제회의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르로 임명됐다. 뒤이어 아시아 문제를 총괄하기 위한 아시아 차르가 임명되고, 농촌 지역 특사, 성소수자 인권 특사, 오피오이드(진통제) 위기 담당 조정관과 이슬람권 협력 특사도 차르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사이버 보안 차르와 크루즈 차르만 임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최소 5명이 느는 것.
바이든 당선인이 차르를 선호하는 것은 상원 인준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직책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 책임자를 신속하게 배치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과 규모는 전례가 없다. 바이든 당선인은 가능한 한 빨리 미국 국민을 위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내각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각 부서에서는 차르란 상사가 하나 더 늘어 업무 처리가 지연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행정부 내 알력 다툼이 생겨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차르’로 임명된 리처드 홀브룩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 특별대표는 기존 외교 보좌진과 갈등을 빚고 물러났다. 폴리티코는 “기후변화 특사로 임명된 케리 전 장관이 (국무부 후배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권력 다툼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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