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요를 먼저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백신최고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내 백신 수요를 충족한 이후에나 수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 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오는 2021년 2분기까지 모든 미국인들에 충분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추가 구입을 거절했다는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 내용에 대해선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직 협상 중이며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계약한 만큼의 백신은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2021년 2분기 전까지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모든 미국인들이 접종하기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곧 긴급사용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계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모더나측 관계자들은 백악관에서 열린 백신최고회의에는 불참했다. 정부 관계자는 백악관 측에서는 두 기업 대표를 초대할 계획이었으나 피터 마크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학적제제평가·연구센터(CBER) 센터장이 참석하기로 결정되면서 참석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FDA는 오는 10일과 17일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논의할 자문회의를 열 예정인데, 백신최고회의에 아직 심사중인 기업들의 참석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업인 워프스피드작전(OWS)의 몬세프 슬라우이 수석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명확하게 설명해달라는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히 잘 모르겠다”며 “논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또한 같은 날 제약 회사들이 이미 다른 국가에 공급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어떻게 집행 될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미국의 파트너, 동맹국 및 백신이 필요한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민간 시장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수출하고 정부기관은 개발도상국가들의 백신 조달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 및 기타 다른 지원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저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돕기 위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도 백신을 기부할 방침이다. 아직 GAVI에 공급할 코로나19 백신의 종류 및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다.
바이오센추리는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검토, 승인 및 배포 과정에서의 무결성과 효율성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예방접종을 맞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국 정부측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예전부터 백신 접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이 생각한 모든 것들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했기 때문에 예방접종 우선순위에 들어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센추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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